중성자별 ‘비밀’ 해결 단서 찾았다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8.05.30 01:27 | 최종수정 2008.05.30 07:28


[중앙일보 박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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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별이 초신성 폭발과 함께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가끔 남기는 게 중성자별이다. 초신성 폭발 과정에서 별의 중심부가 압력을 받아 수축하면서 양성자와 중성자로 돼 있던 물질 대부분이 중성자로 변하면서 중성자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중성자별의 밀도며 내부 구조, 크기의 한계 등 그 정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최선호 교수를 포함한 한국·미국·영국·사우디아라비아·슬로베니아·아르메니아 등 11개국 57명의 물리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그 비밀을 풀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3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중성자별 속살 추정 가능=중성자별은 90~95%의 중성자와 5~10%의 양성자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추정해왔다. 여러 가지 물리학 이론을 통해 계산한 결과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팀은 중성자별 안에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상태로 뭉쳐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탄소의 핵을 입자가속기를 이용해 분해해본 결과를 중성자별에 적용해 추정한 것이다. 연구는 미국 버지니아주 뉴폿뉴스에 있는 국립 제퍼슨가속기연구소에서 했다.

탄소 하나 원자의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6개씩 들어 있다. 수많은 원자핵이 들어 있는 탄소 덩어리에 빛의 속도만큼 빠른 전자를 쏘아 핵을 분해하면서 핵 속의 양성자 또는 중성자가 쌍을 이루며 강하게 결합해 있는 상태를 파악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20%가 그런 상태였다. 양성자-중성자의 쌍이 18%, 양성자-양성자 1%, 중성자-중성자가 1%로 나타났다. 이렇게 입자들이 쌍을 이루고 있으면 핵의 밀도는 보통의 핵보다 5배나 더 높다.

지금까지 천체물리학자들은 중성자별의 반경을 추정할 때 양성자나 중성자가 짝을 이루고 있을지도 모를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 단순히 양성자 또는 중성자가 각각 산재해 있는 것으로만 모형을 만들어 중성자별의 반경과 밀도 등을 계산해온 것이다.

최근 들어 몇몇 물리학자가 중성자별 속 입자들의 쌍 형태 결합설을 내놓았으며, 연구진은 이번에 그 가설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교과서의 내용 바꿔야=중성자별에 대한 가장 큰 의문점은 최대 질량(이보다 더 크면 블랙홀이 된다)과 그 반경이다.

최선호 교수는 "중성자별의 질량은 태양의 1.5배, 반경은 약 12㎞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그 반경이 작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질량이라면 밀도가 높을수록 반경은 작아지기 때문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중성자별의 질량을 관측을 통해 정확하게 알아냈으나 내부 구조와 밀도 등은 제대로 몰라 그 반경을 계산하는 데 애를 먹어왔다. 이번 연구 결과에 힘입어 중성자별의 반경을 정확하게 계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또 초신성 폭발 때 질량이 어느 정도이면 중성자별이 되고, 블랙홀이 되는지 그 경계를 알아내는 데도 이번 연구 결과가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 bparkjoongang.co.kr >
◇별의 일생=우주공간의 기체들이 중력으로 모여 최초의 빛을 내며 별이 만들어진 뒤 별 내부의 핵반응을 통해 빛과 열을 내며 중년을 보낸다. 이후 온도가 내려가면서 점점 커져 거성, 적색초거성이 된 뒤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생을 마감한다. 초신성 폭발 때 일부는 다시 성간물질로 흩어져 다른 새로운 별의 재료가 된다. 그러나 별의 중심부는 중성자별 또는 질량이 더 큰 경우 블랙홀이 된다.